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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에 의한 우주의 질서는 중에 의해 균형이 이루어진다. 인간세상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천도와 같은 중을 유지해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중용이다. 중이란 개념을 알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한 천도의 전반적인 내용과 연관해 이해해야 한다. 천도의 원형이정 가운데는 주재자 천이 중심을 잡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일 년의 사계절의 중심에는 태양이 중심을 잡고 있으며, 달의 사시는 지구라는 중심이 존재한다. 하루 사시의 중심은 지구의 자전축이 중심을 잡고 있다.

 

중이라는 것은 천도에 의해 모든 사물에 적용되었기 때문에, 근원의 중과 그 근원의 중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다양한 작은 중, 그리고 작은 중을 중심으로 한 더 작은 중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다. 우주를 보면 천체에는 다양한 중이 존재한다. 나선형의 은하계에도 은하계의 중이 있고, 태양계의 중은 태양이다. 그리고 지구와 달에도 중이 존재한다. 이와 같이 근원의 중을 중심으로 크기와 힘의 세기가 각각 다른 다양한 중이 산재해 있다. 하나의 중이 그 중을 잃게 되면, 그 중의 주변에 있는 모든 환경과 사물은 혼란에 빠진다.

 

천체에만 중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방송과 통신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인공위성의 경우 원심력과 구심력이 평형을 이루어야만 그 궤도를 돌 수 있다. 그 궤도의 균형을 이루는 중이 사라져 구심력이 강하게 되면 지구로 추락하게 되고, 원심력이 강하면 우주 밖으로 이탈할 수밖에 없다. 비행기의 경우도 지구의 중력과 비행기를 띄우는 양력이 균형을 이루는 중을 이루어야만 하늘을 날 수 있으며, 선박도 지구의 중력과 배를 띄우는 부력이 균형을 이루는 중이 있어야 배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강이나 바다를 건너기 위한 다리는 수많은 교각이나 줄에 의해서 그 무게의 중을 유지하고 있다.

 

인간관계나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중이 유지되어야만 평화가 찾아온다. 한 국가의 힘이 필요 이상으로 강해지고 도덕성이 상실되면 군사력을 이용해 주변의 나라를 침략한다. 한 나라의 경제력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약한 나라의 경제를 좌우하면서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경제적으로 종속한다. 이러한 현상이 극에 달한 것이 제 1 2차 세계 대전이 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도 서로의 의견이 중을 이루지 못하면 극한 대립을 이루어 투쟁과 폭력으로 변하게 된다.

 

식량을 증산할 목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곡물이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곡물을 섭취하게 되면 향후에 인간의 유전자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혹시라도 우리 후손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이것 역시 과학 발전이 중을 잃고 지나치게 전개된 나쁜 사례다.

 

이와 같이 자연 현상과 인간세상에서 중은 모든 사물의 질서가 유지되게 하는 정도다. 중은 한쪽으로 편벽되거나 치우치지 않고 넘치거나 모자람도 없는 상태를 말한다. 한편 용이란 변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중을 잡아 변하지 않게 일상에서 유지하는 것이 용이다. 따라서 중용이란 '원래 인간에게 천도의 섭리에 따른 중이었는데, 그 중이 제자리를 잡도록 일상 생활에서 항상 성실하게 중화를 유지하고자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논어> <선진 제15장>에는 중용의 의미를 알 수 있는 일화가 나온다. 자공이 공자에게 "자장과 자하중에서 누가 낫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자공은 지나치고 자하는 부족하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자공이 "그러면 자장이 낫습니까?"라고 말하자, 공자는 "과유불급, 즉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과 같다"라고 했다. 이렇게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한 판단을 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용이다.

 

"희로애락 등의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중이라 이른다"라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인간이 어떠한 상대방과 접촉을 하지 않거나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기쁜, 분노, 슬픔, 즐거움의 감정은 생기지 않게 된다. 그 상대방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사물이 될 수도 있으며, 아니면 주변 환경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상태는 천명에 의해 만들어진 성의 상태를 유지하는, 바로 인의예지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다. 그것을 중이라고 말한 것은 "중이라는 것은 천하의 대본이다"에서 설명된다. 천하라는 것은 하늘 아래 인간이 사는 세상 전체를 말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대라는 것은 천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의미한다. 따라서 중이란 천이 천도를 이루는 상태와 동일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으로, 인간이 천도와 같은 도를 행할 수 있는 근본적인 표준이 된다.

 

"희로애락과 같은 감정들이 일어나더라도 중절하는 것을 화라고 이른다"라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인간은 상대방이 생기면 그 상대방에 대한 어떤 감정이 발생하기 때문에 천도의 중을 유지할 수는 없다. 그러한 감정들이 생기게 되면, 사람의 마음에 욕심이 자리잡게 된다. 이러한 욕심을 없애고 자신의 감정을 성에 맞추어 최대한 천도의 중에 근접하게 접근하기 위해 상황과 여건에 따르는 것을 중절이라고 하며, 희로애락이 성에 맞춰져 그 시점과 그 위치에서 천도의 중에 가장 근접하게 된 상태를 화라고 한다. 우리가 자주 쓰는 조화, 화합, 화목, 등이 화의 종류들이다. 다시 말해, 희로애락 등의 감정을 상황에 따라 인의예지에 맞춰 상대방과 화목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을 중화라고 한다. 그래서 "천하의 달도"라고 한 것이다. 달도는 인간이 사는 세상 전체에 끝까지 이루어져야 하는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도라는 것이다.

 

화를 이루기 위해 절도에 맞추는 일을 권도라고 한다. 권도를 하기 위해서는 음양의 상대적인 성질을 이해하는 것처럼, 나와 상대방이 서로 의존과 보완적인 관계라는 사실을 인식해 상황에 따라 인의예지에 감정을 맞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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