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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실천하는 것은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듯이,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듯이 기쁜 마음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기쁜 마음으로 행하는 것은 남에게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을 때에도 실천하는 정직한 마음이 있을 때 가능하다.

 

숨겨진 것보다 느러나는 것은 없으며, 미미한 것보다 나타나는 것은 없으니,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그 홀로 있음을 삼가는 것이다.

 

잘못은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언젠가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올바른 사람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성을 지닌 인간으로서 자존심이 상처받지 않도록 혼자 있을 때 능동적으로 삼가는 신독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가 잠시라도 자신의 몸에서 떠나지 않도록 스스로 정직해야 한다. 정직함은 자존심의 표현이며 인간이 살아 있는 가치이기도 하다. 논어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살아 있다고 하는 것은 정직함이 있는 것이다. 정직하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은 죽음을 요행히 면한 것일 뿐이다." 이 말은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치가 있는 삶이라는 의미다. 이는 정신적 가치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 가치만 추구하고 물질적 가치를 경멸하게 된다면 경제와 과학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사람들의 욕심이 과도하게 작용해 정신적 가치가 무시되기 때문에 정신적 가치를 되돌아보기를 권하는 의미다.

 

정직이란 남에게 정직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직한 것을 말한다. 계신공구와 신독이 밖으로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언행일치다. 도를 실천하고 홀로 있을 때 삼가고, 자신의 의지를 초지일관 강력하게 나타내는 모습은 언행일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언행이 일치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 앞에서 당당하다. 당당한 사람은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성실하고 정직한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기에 부끄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언행일치는 공자가 말한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군자에 대해서 묻자, 공자는 "군자는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자 그 사람이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면 군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라도 다시 물어보자 공자는 "자기 마음속을 살펴보아 하자가 없으니, 근심하고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다. 보통 사람들은 행동보다 말을 쉽게 한다. 말은 생각나는 대로 할 수 있지만, 실천은 몸을 움직이는 수고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논어>에서는 말보다 실행을 우선적으로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논어> <위정 제 13장>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말보다 먼저 실행하고, 그 뒤에 말이 행동을 따른다." 실천이 없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그 말은 오히려 미래에 자신에게 피해를 입힌다.

 

또 공자는 "옛날에 말을 함부로 입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 것은 몸으로 실천하지 못하게 될 것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공자가 매사에 이렇게 조심했던 이유는 자신의 행동이 작은 일에서 지켜 나가지 못하면 나중에 큰일까지 말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때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우리나라가 서민이 살기 좋은 곳이 될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현실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위정자와 국민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것을 쉽게 생각하면서 지내왔기 때문이다.

 

<논어> <안연 제3장>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 인자한 것에 대해 묻자, 공자는 "인자한 사람은 그 말을 조심해서 해야한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말을 조심하면 인자함을 이루겠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실천을 행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말을 조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말이란 거짓을 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본질을 흐려 놓을 수 있다. 또한 거짓이 탄로가 나면 반성하고 개선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고, 그것을 합리화하려고 하는 변명도 말을 통해서 한다. 그래서 공자는 "말은 뜻만 통하게 할 뿐이다"라고 했다. 즉흥적으로 내뱉은 말은 실천이 따르지 않기 때문에 머지 않아 그 말이 진실성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공자는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라고 일렀다.

 

말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하면 현대 사회에서 커다란 약점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것은 자신감이 없이 대중 앞에서 수줍고 부끄러워 머뭇거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실천할 수 없는 말을 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말까지 잘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말로 아름답게 묘사하고 청중을 감동시키는 언어 구사의 재능은 좋은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천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가치가 없는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지행합일이나 언행일치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은 천이 우리에게 내려준 성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도를 행하지 못하며, 제대로 된 교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성을 지키는 것이나, 도를 실천하는 것이나, 도를 닦아 교를 하는 것은 모두 천도를 거울삼아 실천하는 도다. 이러한 도의 실천에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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