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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네 가지 덕-인, 의, 예, 지를 인간관계에 대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인이란?
인이란 부모의 자식을 향한 사랑과 같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는 것처럼 인간관계 속에서 인은 초월적인 사랑이다. 인은 사사로운 감정과 같은 욕심을 없애고 공적인 마음으로 모든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마음으로서 그 한계가 없을 정도의 무한한 사랑을 의미한다. 인은 대자연과 일체가 되는 진정한 사랑으로 욕심의 얽매임에서 벗어난 자연스러운 성품이다.
의란?
의는 올바른 것을 요구하고, 그 올바른 것을 이 세상에 실현하기 위한 마음이다. 올바른 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인이다. 사사로운 감정 없이 모든 것을 초월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이 온 세상에 베풀어지게 하는 것이 의다. 의는 정담함, 마땅함, 도리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예란?
예는 의를 기준으로 삼아서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의 잘못된 관념으로 인해 우리는 흔히 예란 어떠한 형식적인 절차나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행동하는 적극적인 성품을 말한다. 물속에 빠진 아이를 무조건 구하려는 자연스러운 마음은 인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고 정당하다는 것이 의고,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당장 달려가서 구하려는 행동이 예다.
지란?
지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어떠한 것을 알고 있다는 의미의 지와 그것을 알맞은 때와 장소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혜는 지다. 이러한 지는 사단의 시작과 끝이 되는 위치에 있다. 원래 순수한 인간의 성품속에 천명에 의해 만들어진 인의예지가 있기 때문에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지가 있게 된다. 그러나 사람은 그 순수한 성품을 완전하게 보전하기가 힘들다. 그것은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감정들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사람의 순수한 성품에 의한 마음속의 지가 작은 실마리가 되어서 인의예를 실천하면 깨달음이 있게 된다. 그 깨닫게 된 결과의 지는 최초에 실마리가 된 지보다 성에 가까운 것이다. 이것을 반복해서 실천하면 인의예지가 점점 원래의 성으로 근접하게 된다. 이것이 성의 순환 과정이며, 지가 사단의 시작과 끝이 되는 이유다.
생명의 순환 과정 속에서 죽음은 생명의 시작이 되고 끝이 되는 위치에 있다. 자연의 주기에서 하루의 순환을 보면 자정은 하루의 시작과 끝이 되고, 사계절의 순환을 보면 겨울은 일 년의 시작과 끝이 된다. 이러한 자연의 순환 주기처럼 성도 역시 지를 처음과 끝으로 하여 순환의 주기를 갖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천의 사덕에서 영향을 받은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인의예지를 천의 사덕인 원형이정과 비교해 사람의 사덕이라고 하며, 그냥 사덕이라고도 한다.
"솔성을 도라고 이른다"라는 의미는 다음과 같아. 천도는 우주 만물을 생성하고 유지하는 변하지 않는 규칙이며 원리다. 그 원리에 의해 사람의 생명뿐만 아니라 성까지 만들어졌다. 이처럼 천도는 자연과 만물을 살아 숨 쉬게 하고, 우주의 질서를 만들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천도를 본받아서 그대로 따르면, 인간 세상에 질서가 유지될 수 있다.
천도란?
천도란 천의 사덕인 원형이정의 운행이다. 그래서 인간 마음속애 내재되어 있는 성이며, 사덕인 인의예지를 따라 행동해야 하는 것이 인도다. 따라서 성을 따르는 솔성은 도가 되는 것이다.
유학 중에서 인간의 본성을 주제로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규명한 학문이 성리학이다. 이 성리학을 국가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은 한양에 도읍을 정하면서 한양성의 각 방위의 문을 인의예지로 이름 지었다. 동대문은 흥인지문, 남대문은 숭례문, 서대문은 돈의문이라고 했다. 북대문은 북악산 중앙에 위치해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았기 때문에 숙정문으로 하고, 지금 상명대학교 앞에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던 길에 문을 세워 홍지문이라고 했다. 이것은 사시와 방위에 맞춘 것이다. 여기에는 성리학이 국가이념이였던 조선이 백성에게 도의 실천을 통한 본성의 회복을 권장하고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천도가 우주의 규칙과 질서를 만들었기 때문에 자연의 움직임은 천도를 닮아 있다. 우리는 자연 현상을 관찰하면 천도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연 현상 중에서 관찰하기가 쉽고, 그 결과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사시다. 하루의 변화, 일 년의 변화는 천도를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현상으로 넘어가고 여름은 가을로 넘어가며 가을은 겨울로 넘어간다. 그리고 겨울은 다시 봄으로 넘어가면서 이러한 순환은 정해진 길을 따라 끊임없이 유지된다. 이와 같은 길이 천에 존재하는데, 사덕의 원 형 이 정을 따라 닦여 있는 길이다. 이것이 바로 천도다.
사람의 천도와 인의예지
사람에게도 이러한 것이 있는데 사덕의 인 의 예 지를 따라 닦여 있는 길이 도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동남서북 방향으로 순환하는 버스가 있다고 하자. 각 방향에 인의예지란 정류장이 있고, 그 정류장을 따라 도로가 있다. 이 도로가 바로 인도인 도다. 인의예지의 정류장에 정차하기 위해 건설되어 있는 길이 바로 도인 것이다.
욕심이라는 것은 이익을 좇기 때문에 항상 사람의 마음을 유혹한다. 유혹을 받은 마음은 이기심을 만들고, 인간관계에서 그러한 이기심이 활발하게 될 때 범죄를 일으킨다. 그래서 고대부터 사람들은 법률이나 형벌을 정해 강제적으로 사람들의 이기심을 단속했다. 그러나 법률이나 형벌로 다스리면 질서가 잡힐 듯하지만, 강제로 속박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또 속박에 저항하는 반발이 일어나게 된다. 한편 이 세상의 일들이 너무 복잡하고 나름대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법률과 형벌을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하기는 불가능 하다.